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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쿠라, 도쿄돔_쉰 한번째 이야기

가마쿠라, 도쿄돔_ 한번째 이야기

 

가마쿠라
일본의 골든 위크가 시작되었다. 
이 골든 위크는 3개의 쉬는 날이 하루 걸러 하루씩 있기 때문에 회사나 일반 사업체에서는 짧게는 4일 길게는 일주일을 쉬기도 한다.
내가 알고 지내는 일본 사람들은 골든 위크를 맞아 외국 여행을 떠나기도 했는데 이노상도 아내와 아들을 만나러 태국에 간다고 했고 아이카상도 친구를 만나러 필리핀 간다고 했었다. 그리고 스즈노도 네팔 친구를 만나러 네팔로 향했다.
공휴일과 아르바이트 쉬는 날이 겹쳐 온전히 하루가 생겼다.
늦은 아침 일어나 보니 누구나 생각하는 완벽한 봄 날씨였고 집에만 있기에 아까워 서둘러 여행을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도쿄 외곽에 아주 불상과 만화 슬램덩크의 배경으로 유명한 가마쿠라라고 하는 유명한 관광지에 가기로 했다.
신주쿠역에서 오다큐선을 이용해 에노시마역까지 갔다. 

바닷가 옆을 지나다니는 에노덴

에노시마라는 섬은 걸어서 갈 수 있게 다리가 놓여져 있었고 신사와 선물가게로 가득한 작은 섬이었다. 그리고 멀리 후지산도 보였고 섬 하나 없는 태평양을 시원하게 바라 볼 수 있어 좋았다.
섬을 한 바퀴 돌아 본 뒤 에노덴이라는 한 칸짜리 전차를 타고 하세라는 곳으로 향했다. 에노덴은 작은 전철로 찻길에 차들과 같이 다니기도 하며 바닷가를 지나다니는데 이국적인 분위기를 듬뿍 느낄 수가 있었다.

하세는 다이부츠라고 대불이 있는 곳이다. 이 다이부츠는 가마쿠라에서 제일 유명한 청동 불상으로 높이 13.4m, 무게 121톤 상당히 컸으며 내부도 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다이부츠를 보고 다시 에노덴을 타고 가마쿠라 시내로 나와 햄버거로 간단히 배를 채우고 북 가무쿠라에 있는 원상사(엔카쿠지)라는 사찰을 둘러 보며 여유롭게 산책을 즐겼다.
짤은 여행이었지만 여행의 즐거움은 충분히 만끽할 수 있어 좋았다.

 

 

도쿄돔
레벨4가 되었다.
이전과는 달리 새로 온 학생들과 같은 반이 되었다. 그 중에는 보기 드물게 중국말을 하는 뎌자가 둘이나 있었는데 조금 지나 알고 보니 연변에 살고 있는 조선족이였다. 다른 한 중국 여학생은 일본인과 결혼해 일본에 오게 되었다고 했다.
조선족 이름은 금선이였는데 금선이는 자기 집 재산의 절반을 투자해서야 일본에 올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중국에서 일본 유학을 오려면 절차도 무척 복잡하고 돈도 많이 들어 웬만한 부자 아니면 올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일본에 와서 3~4년 열심히 일하면 작은 빌딩 하나는 살 수 있다고 하는데 조금 믿기지는 않았다.
야구 시즌이 시작 되면서 학교에서는 특정 일자에 관람을 원하는 학생이 있으면 그룹을 만든 후 스즈노가 안내하여 관람을 한다고 했다. 나도 가고 싶었지만 아르바이트 때문에 갈 수가 없었다. 스즈노도 그런 사실을 알고 같이 가지 못해 아쉬워했다.

스즈노가 네팔 다녀온 기념으로 준 크로스백을 메고

그런 일이 있은 후 한참 지났는데 수업을 마치고 스즈노와 잠시 이야기를 하는데 갑자기 뭔가를 들여다 보더니 내 쉬는 날이 언제냐고 물었다.
 ‘왜?’
 ‘야구보러 갈래?’
다름아닌 도쿄돔 야구 경기 일정표였다. 
내가 도쿄돔에서 야구를 보고 싶어 하는 것을 알고 일부러 시간을 내어 같이 가자는 것이었다. 정말 고마운 친구다.
그렇게 일정을 맞추었고 쉬는 날 저녁 스즈노가 일을 끝내자마자 도쿄돔으로 향했다.
도쿄돔에 도착해서 가까이 갈수록 상당히 거대하게 느껴졌고 내부로 들어가서는 이런 돔 구장을 어떻게 지었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자이언츠 대 요코하마 경기를 보러온 5만명이 넘는 관중으로 거대한 지붕은 내려앉을 것만 같았다. 스즈노와 난 자이언츠를 응원했는데 2대0으로 져 버렸다. 자이언츠 팬은 아니지만 응원하던 팀이 져서 조금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