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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의 패기

개그맨 김의환_스물일곱 번째 이야기

개그맨 김의환_스물일곱 번째 이야기


9월 10일 학교 가는 길에 신주쿠 역 주변이 시끄러웠다.
며칠 전 북한에서 일본 쪽으로 미사일을 쏜 것에 대해 우익단체(우요쿠)들이 가만 있으면 안 된다며 강력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이런 우익단체는 군국주의의 부활과 함께 재무장을 주장하며 가끔씩 도시 여기 저기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아무리 북한이 그랬다고 하더라도 같은 동포인 북한에게 심할 정도로 비방을 했고 심지어 독도 문제나 한국인을 타겟으로 한국을 욕하기도 했는데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지만 그런 시위를 볼 때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신주쿠 역 주변도 시끄러웠지만 가부키쵸도 다른 일로 시끄러웠다.
이미지 클럽(남자가 요청하는 직업이 있으면 이에 해당하는 유니폼을 입고 섹스쇼를 하는 곳)이 개업을 하는데 그 곳에서 일하는 여자들이 수영복만 입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홍보를 하고 있었는데 남자들에게 야한 포즈를 취하기도 하고 포옹하기도 했으며 같이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일본 남자들은 좋은 구경거리가 생겼다며 자리를 뜰 줄 몰랐고 사람들은 점점 모여들었다.
나도 잠시 구경했지만 재미는 있었다.

사진을 클릭해 보세요^^


집에 돌아오니 모르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영길이형 학교 사람들과 일본인 친구였다.
그 중 한 명이 개그맨 김의환이었다. 심형래나 최양락 정도는 아니었지만 나름 인지도는 높았던 개그맨으로 90년대 초반까지 많은 활약을 펼쳤다.
그런 개그맨 김의환씨가 내가 사는 집에 왔다니 그리고 같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니 조금 신기하게 느껴졌다.
김의환씨는 국제화 시대에 맞춰 일본어 공부를 위해 일본에 왔으며 영길이 형이 다니는 학교로 오게 되었다고 했다. 단기간에 일본어를 마스터하기 위해 영길이 형에게 부탁해 일본인 여자 사람 친구를 소개받기 위해 모인 자리라고 했다.
밤 늦게까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대부분의 대화 주제를 김의환씨가 주도하였다. 말도 많았지만 무척 재미 있게 이야기했다.
김의환씨는 어려웠던 무명시절 이야기와 연예게에서 살아남기 위해 겪어야 했던 일들부터 시작해서 북청 물장수에서 ‘소쩍~쿵 소쩍~쿵’을 통해 인기를 얻기 시작해 동물의 왕국에서 원숭이로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다고 했으며 미래를 위해 본인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의지를 말하는데 그 진지한 얼굴은 잊을 수가 없다.
그래도 개그맨이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그런지 진지한 이야기를 할 때도 나는 계속 웃음이 나왔다.
지금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계실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