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타이가 팔리다_스물아홉 번째 이야기
학교에 다찌라는 여선생님이 있었는데 기초반이었던 우리반의 담임이었다. 수업을 마치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이나마치에 살고 있었다. 나는 기회만 되면 일본인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고자 했고 선생님에게 한국 음식을 대접할 테니 저녁식사 하러 오지 않겠냐고 물었더니 좋다고 했다.
서둘러 집에 돌아와 영길이 형에게도 선생님을 저녁식사에 초대하게 되었다며 양해를 구하고 저녁 준비를 시작했다. 부추전도 굽고 돼지 두루치기 양념도 해 놓고 김치 찌개도 끓였다. 약속 시간에 맞춰 연락이 왔고 시이나마치 역에서 만나 집으로 왔다.
한국 음식은 처음 먹어 본다고 했다. 그런데도 매운 김치며 김치찌개를 땀을 흘려가며 맛있게 먹었다. 아직 일본어에 대해 초보지만 어린아이처럼 계속 떠들어 댔다. 그러면 선생님이 고쳐 주기도 가르쳐 주기도 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수업만 마치면 돌아가기 바쁜데 그러면서 일본인 친구를 빨리 만들어 일본어가 빨리 늘기를 바랬다. 사실 가장 좋은 친구는 선생님이란 것을 몰랐다.
나도 한참 뒤에 알았지만 한국의 친구와 일본의 친구(토모다찌)는 약간 개념이 달랐다. 일본에서의 친구는 성별이나 나이는 의미가 없었다. 이노상도 나의 친구였고 선생님도 나의 친구였다.
그 이후로 나는 50대 중반의 여선생님과 식사도 하며 친구처럼 어울렸고 학교에서 영어권 학생들의 적응을 도와주는 직원과도 정말 좋은 친구가 되었다.
그렇게 선생님은 돌아 간 후 설거지를 마치고 조금 쉬려고 TV 앞에 앉았다.
영길이 형이 할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그리고 야타이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다.
영길이 형은 내가 야타이를 팔려고 여기저기 이야기 해 놓은 것, 학교 친구한테 빌려 주었던 일, 동경 교차로에 광고 올린 것 등등, 매일 집에서 같이 이야기를 해 왔기 때문에 어느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형, 아직 팔리지도 않고 걱정이야.”
”그럼, 나한테 팔래.” 형이 말했다.
형도 민경씨도 아르바이트를 구해야 하는데 쉽지도 않고 붕어빵 아르바이트 해 본 경험도 있으니 야타이 장사를 해 보겠다는 것이었다.
“형 어떤 종류로 하려고 생각해?”
“음, 호떡 장사할까 생각 중이야.”
난 호떡을 한다면 개인이 준비하기엔 어려워 체인으로 운영해야 할 텐데 그럼 남는 것이 없을 것이라며 반대를 했지만 형은 내가 그랬듯이 야타이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기에 다른 말은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
야쿠자도 알아서 연결시켜 주는 체인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고생할 것이 뻔하기에 다시금 반대 했지만 형은 장사의 부푼 꿈에 푹 빠져 있는지 잘할 수 있다며 끝까지 팔라고 했다.
내키진 않았지만 팔기로 했고 영길이 형이 제시한 금액은 내가 산 가격에는 터무니 없었지만 영길이 형 덕분에 1달 반이 넘게 편하게 지내고 있어 그런 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난 영길이 형이 장사가 잘 되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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