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타이 장사를 꿈꾸는 사람들_스물여섯 번째 이야기
일본의 대학교는 어떤지 궁금했다.
장사를 접었으니 오후에 시간이 남아 내가 다니는 일본어 학교 주변에 있는 소피아 대학교에 가 보았다. 학교 외모는 우리 나라 대학교와는 크게 다르지 않았고 규모가 크진 않았지만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는 깔끔한 학교였다. 학생들의 모습은 우리나라 학생들과는 꽤 차이가 있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의 스타일은 각양각색이었는데 마치 연예인들 같았다.
학교를 한 바퀴 둘러 본 뒤 집으로 가는 길에 같은 반 여학생에게 전화가 왔다. 야타이 관련 물어 볼 것이 있다고 했다.
내가 야타이 장사를 시작하면서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장사를 시작하게 되었냐며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고 다른 반 학생 중에서도 야타이 장사를 준비하는 학생도 여럿 있었다. 당시 대 부분 학생들 사이에는 가부키쵸에서 야타이 장사를 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그러던 중 나에게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고 공부를 위해 팔기로 했다며 혹시 살 사람 있으면 이야기 하라고 한국 학생들에게 이야기를 해 놓은 상태였다.
다음 날 학교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니 자기 남편과 같이 야타이 장사를 하려고 준비해 왔다는 것이었다. 마침 내가 야타이를 처분한다는 소리를 듣고 연락을 한 것이었다.
내가 겪은 경험들을 이야기해 주었지만 단단히 각오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봐 둔 자리가 야쿠자와 연결이 되지 않아 안전한 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먼저 며칠만 야타이를 빌려 주면 장사를 해보고 구매 여부는 추후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나는 일주일 빌려주고 3만엔을 받았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는 동안 가끔 장사 할만하냐고 물어보면 잘 되고 있다고만 했다.
딱 일주일 되는 날, 그 여학생의 얼굴이 어두웠다. 나에게 다가와 표정이 굳은 채 장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왜 갑자기 하지 않기로 했냐고 물어보니 힘들어서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말 뿐이었지만 분명 자리 때문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았다. 표정이 너무 좋지 않아 더 이상 물어보지 않았다.
사실 야타이 장사를 잘 만 하면 많은 돈을 벌기도 했다. 튀김 장사도 그랬고 숯불구이 통닭구이도 그랬으며 많은 길거리 포장마차들도 많은 돈을 벌고 있었다.
나도 느꼈지만 아무리 작은 사업이라도 준비뿐만 아니라 고려해야 할 것이 생각보다 많았다.
자신감 하나만 가지고 잘 되지 않는 것 같다. 아무리 작고 쉬워 보이는 일이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체계가 있기 마련이다.
모든 것을 경험하면서 배우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으니 정보를 습득하고 연구하며 간접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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