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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의 패기

여자 사람 친구_열 번째 이야기

학교에서 어떤 형님이 가부키쵸에 어느 호텔이 개업에 앞서 청소원 48명을 뽑을 계획이라고 했다.

“형! 어디? 어디?”

아르바이트 자리라면 눈에 불을 켰다.

같은 반 제일 친한 동수 형이랑 학교가 끝나고 호텔을 찾아 나섰다.

어렵게 찾아간 호텔엔 48명을 뽑는데 우리보다 앞서 200명 넘게 지원서를 내고 갔다고 했다. 결과는 추후 전화 연락한다고 했지만 며칠이 지나도 연락은 오지 않았다.

잠시 여기 호텔을 설명하자면 한국에 있는 모텔과 비슷하지만 조금 더 아기자기하다고 한다. 러브호텔 앞에 있는 사진만 봤지 실제로 가 보진 못했다. 가보고 싶지만 혼자서는 갈 수가 없다.

한국보다는 워낙 개방적이다 보니 잠시 쉬었다 가는 연인들이 무척 많다. 그리고 손님이 많을 때는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하는 것을 본 적도 있다. 그러다 보니 이런 러브호텔에 청소를 하는 아르바이트생을 많이 필요로 했다.

학교에서 호텔 청소 아르바이트 하는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말 희귀한 일도 많다고 한다.

그리고 원조 교제도 사회적 이슈가 되곤 했는데 한낮에 여고생과 할아버지가 러브호텔에 들어가는 것을 가끔 보기도 했다.

일본에 온지도 20일 가까이 되었지만 여전히 아르바이트 구하긴 힘들었다.

7월 14일이었다. 경철이 형이 붕어빵 아르바이트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집에 같이 돌아가는 길이었다. 지하철 안에서 한국어 공부를 하는 여자를 봤다. 일본인 인걸 알았지만 우리나라말로 한국인이냐고 물었고 그녀는 ‘일본 사람입니다’라고 대답했다.

난 일본어를 배우러 온 학생이라고 소개를 하니 본인은 회사원이며 한국이 좋아 한국말을 공부한다고 했다. 어렵게 몇 마디 나눴으며 다음에 또 만나자며 포켓토 베루(삐삐를 말함) 번호를 받았다.

며칠 뒤 연락을 해봤다. 사실 처음 만난 외국인인데 만나 주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여자는 아주 상냥하게 만나자고 했고 그렇게 데이트를 하게 되었다.

이름은 나카무라 아이카 이며 케이타이(휴대폰) 통신 회사에 근무하고 있고 금요일엔 구청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일본어를 가르치고 있다고 했다.

서로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일본어와 우리나라말을 섞어 사용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렇게 만난 아이카는 일본 생활하는 동안 가끔 만나 식사도 하고 언어 교환도 하며 생활의 활력소가 되었다. 사실 나이만 나보다 많지 않았어도 좀 더 긴밀한 사이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