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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의 패기

도쿄에서 첫 날_두 번째 이야기

 

 

해외 경험이 없던 나로서 외국, 그리고 일본에 도착했을 때 흥분되는 기분은 아무도 모를 것이다.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이 계속 들리고 어지러울 정도로 모르는 일본말들 그리고 생김새도 조금 다른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 이곳 일본에 첫 발을 디뎠다.

사람들이 하는 대로 입국 신고를 마치고 공항 로비로 나갔다. 운이 좋게도 도쿄행 비행기에서 옆자리에 앉았던 일본인 할아버지가 바로 가지 않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신주쿠로 가는 공항 리무진 타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사실 많은 것을 물어보고 싶었지만 말이 되어야 말이지.

말이 통하지 않으니 이렇게 갑갑할 수가.

공항 리무진을 타고 일본어 학교가 위치하고 있는 신주쿠로 향했다. 꽤 멀리 갔던 것 같은데 밖을 바라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드디어 신주쿠에 도착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신주쿠 에키 니시구치였던 것 같다.

버스에서 내렸다. 그때부터 아무 계획이 없었다. 정말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일단 돌아다녀보자 마음먹고 무거운 배낭을 메고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모든 것이 신기했고 궁금했으며 힘든 줄도 몰랐다.

나는 거주할 숙소도 좋은 집을 구할 넉넉한 돈도 없이 장기 체류를 위한 비자를 취득할 목적으로 일본어 학교만 등록해서 왔다. 지금 생각해 보면 미친 짓이었지만 나의 인생을 보면 정말 잘한 일 같다.

아무튼 저녁이 되자 유스호스텔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고 길에서 전단지를 나눠 주고 있는 대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에게 말을 걸었다. 노무라 료코라는 대학생이란다.

손짓 발짓해가며 유스호스텔을 찾고 있다고 했다. 마침 일이 끝나는 시간이라 잠시 후 유스호스텔을 같아 찾아 준다고 했고 서점에도 가서 관련 책이 있나 가 보았지만 찾지 못했다. 그때는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되었거나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는 아니었다.

한참을 찾다 못 찾으니 본인 케이 따이(휴대폰)로 여러 군데 전화도 해 보더니 가까운 유스호스텔은 자리가 없다며 가까이 캡슐 호텔이 있다며 그곳까지 데려다주었다.

비행기에서 만난 할아버지도 그랬고 하루 묵을 숙소를 알아 봐준 노무라상도 그렇고 첫날부터 일본 사람이 친절하다고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말이 통하지 않아 손짓 발짓하다 못하는 영어 몇 마디 하면 본인들 영어를 못한다며 연신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이곤 했다.

그분들 덕분에 3천 엔의 비용을 내고 캡슐 호텔에서 짐을 풀었다.

간단히 샤워를 하고 1평도 채 되지 않는 공간에 누웠다. 조금 갑갑한 느낌에 잠이 잘 오지 않을 것 같았지만 피곤해서 그런지 어느새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그러나 꿀잠도 잠시 정말 의이없고도 황당한 일이 발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