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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의 패기

야쿠자_마흔 여섯 번째 이야기

야쿠자_마흔 여섯 번째 이야기

 

 

주방 일이 조금만 한가하면 홀에서 나를 찾았다.
중간 중간 홀을 도와 주던 한상이라는 누나가 있었는데 사장님과 결혼을 앞두고는 더 이상 일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항상 야마다형과 복상형 둘이서 홀에서 일했는데 홀이 바쁘면 항상 나를 불러 홀에서 일을 시켰다.
홀이 주방보다야 바쁘고 뛰어 다닐 정도로 힘들지만 일은 훨씬 재미있었다.
한국사람, 일본사람, 중국사람, 기타 외국인들 그리고 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들,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을 접하고 대화를 나누기도 하며 무엇보다 손님들의 대화를 듣는 것이 재미있었다.
많은 손님들 가운데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손님이 있는데 바로 야쿠자들다. 가부키쵸 이 동네가 일본에서 가장 크며 동양에서도 가장 크다는 유흥가인 만큼 야쿠자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두 세 번씩은 한국 아가씨들과 같이 술에 취해 오는 야쿠자들도 많았고 여러 분파의 야쿠자들이 여기저기 앉아 있기도 하며 심지어 가게 안이 온통 야쿠자들로 가득 찰 때도 있었다. 그 야쿠자들 옆에는 대부분 한국 크라브의 아가씨들이 같이 있었다.

 

내가 야타이 장사를 할 때 자주 마주치던 야쿠자들도 자주 왔는데 반갑기도 했다.
그리고 그들은 무슨 돈이 그렇게 많은지 크다란 돈 가방을 들고 거의 매일 오는 야쿠자가 몇 있었는데 뭘 시키는지 정해져 있어 자리에 앉으면 주문도 받지 않고 음식을 준비하곤 했으며 가끔 오지 않으면 형들과 왜 오지 않는지 궁금해 하기도 했고 그러다 다시 올 때면 반갑기도 했다.
가부키쵸에서 수십년을 살고 있는 미락정 마마는 야쿠자 두목급들과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데 가게에서 가끔 야쿠자들끼리 말싸움이 생기면 그 정도는 마마가 간단히 해결하기도 했다.
이렇게 많은 야쿠자들을 보면서 야쿠자 세계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아 일본인 주방장인 사메지마상에게 야쿠자에 대해 물어보았다.
가부키쵸에만 하여도 여러 분파의 야쿠자들이 있으며 뻗어 나간 가지만 하여도 엄청나다고 한다. 나이가 든 야쿠자들을 보면 재일 교포가 많은데 옛날에 교포들이 공무원이나 일반 회사에 채용 될 수 없었기 때문에 먹고 살기 위해 야쿠자가 많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야쿠자의 종류에는 상업적 야쿠자와 권력형 야쿠자가 있다고 하는데 상업적 야쿠자는 폭력을 등에 업고 돈을 벌고 부풀리는 일을 한다. 이런 야쿠자는 전혀 험상궂게 생기지도 않으며 대단히 신사적인고 스마트하다고 한다.
또한 세력을 넓혀 나가는 야쿠자들이 있는데 가끔 멋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남자다우며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깡패같이 건들거리는 행동은 거의 없다. 가끔 지방 출신 야쿠자들은 흔히 생각하는 건들거리는 야쿠자들이 있기도 했다.
사실 가부키쵸에서 거의 1년을 생활했지만 일반인들을 괴롭히는 것은 한번도 본적이 없으며 실제로도 시민들에게 나쁜 짓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야쿠자와는 많이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