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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의 패기

돈을 아낄 수만 있다면_열세 번째 이야기

일본에서 생활하려면 돈을 아껴 써야 한다.

처음에 가져간 돈이 넉넉하다고 생각해서 친구들과 맛있는 것 사 먹으러 다니고 술 마시고 사고 싶은 것 사 버린다면 곧 생활이 힘들어질 것이다.

당연히 부모님 도움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지원받는다면 상관없다.

나의 경우는 그렇지 못했다. 부모님께 조금 더 손을 내 밀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기 싫었다.

그래서 돈을 아껴야겠다는 생각에 돈이 들어가는 일이 생기면 고민하고 적절히 사용해야만 했다.

우선, 식비를 아끼기 위해 백화점 식품코너를 자주 이용했다. 나의 생활권이 신주쿠였고 그곳엔 백화점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지나가는 길에 한 두 군데 들러 끼니를 해결했다. 그래도 눈치는 좀 보이니 약간의 변장을 해가며 이용해야 했다.

한 달 정도 지나니 한 코너 점원은 시식을 하지 못 하게 손짓으로 막기도 했다.

이런 내가 조금 부끄러웠지만 뒤에 알고 보니 같은 반 미국인 친구 레슬리도 자주 식품코너를 이용한다고 했고 많은 학생들이 이용하고 있었으며 계절에 따라 일본 음식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어 더욱 즐기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마끄도나르도(맥도날드)에서 항상 새로운 메뉴의 햄버거가 나오면 행사로 98엔 하였는데 이런 행사 제품도 자주 이용할 줄 알아야 했다.

유투브 영상: 재밌네요, 그림 링크되어 있으니 한 번 보세요^^

그리고 교통비를 아껴야 했다.

자전거로 3~40분 이내 거리라면 몰라도 1시간 이상 거리는 버스나 전철을 이용하는 것이 체력 및 시간을 생각했을 때 이익이라 생각한다. 난 자전거를 타고 다녔지만 친구들 말에 의하면 심지어 어린이권을 끊어 이용한다고 했다. 이건 좀 아닌 것 같지만 그땐 그랬다. IMF 시절이었고 모두 외국생활이 궁핍했기 때문이다.

어떤 친구는 저렴한 집을 구해 도쿄 변두리에 사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사는 곳 인근 전철에서 신주쿠까지 정기권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었다. 예를 들어 1에서 10까지 구간이라고 했을 때 1~10까지 구간 정기권이 아니라 1~2 그리고 9~10 정기권 2개를 사서 1에서 타고 내릴 때는 1~2 정기권을 10에서 타고 내릴 때는 9~10 정기권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한다면 절반 정도의 금액으로 전철을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정말 머리 좋다.

사실 돈을 절약하는 방법에 있어 중국인들과 아랍 쪽 친구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했다. 가장 기억에 나는 것이 있다면 아랍 친구들은 전화카드를 한도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고 심지어 팔기도 했으며, 중국인들은 500엔 동전과 똑같은 크기의 한국 돈 500원 동전을 드릴로 작은 홈을 내어 500엔과 무게를 같이 만들어 자판기를 이용하기도 했다.

이렇게 불법적인 방법들도 이용되어 일본 사회에서 이슈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무료 회화 수업에 다과도 준다고 해서 참여해 본 적도 있었다.

지난번 전철에서 만나 식사까지 했던 아이카상이 에도가와 구청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Green Place라는 일본어 교실이 매주 금요일 개최된다고 했다. 가면 많은 일본인도 만나서 유익한 시간이 될 거라고 했다.

아르바이트 구하는 것도 조금 지쳐 있었고 새로운 활력소가 필요하다고 느껴 한 번 가보기로 했다. 에도가와 전철역에서 버스를 타고 15분 정도 갔던 것 같다.

시간이 조금 남아 주변을 돌아보았다.

잠시 머물고 있는 여기 에도가와구는 전형적인 주택가다. 성철이 형 말에 의하면 동네를 한 바퀴 돌면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많이 구할 수 있다고 했는데 정말이었다. 여기 저기 전자제품이나 생활 용품들이 집 앞에 놓여있고 재활용 가능이라고 적혀 있었다. 대부분 목조 건물의 집들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었고 집 주변에 화초들이 즐비하며 분제며 미니 연못을 만들어 놓기도 했고 작지만 정원을 이쁘게 꾸민 집들도 많았다.

잠시 산책 겸 동네를 한 바퀴 돈 뒤 시간에 맞춰 수업이 진행되는 장소로 갔다. 처음 왔다고 얘기하며 아이카상 소개로 왔다고 하니 한 분이 본인이 아이카상의 어머니라고 했다. 그리고 오늘 아이카상이 오려고 했었는데 아파서 오지 못 했다고 했다.

수업은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2시간 진행되었고 1:1로 진행되었다. 주로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고 단어나 문장을 고쳐 주기도 했다. 선생님은 에도가와 구민이면 누구나 될 수 있다고 했고 아무래도 시간이 많은 아줌마들이나 은퇴한 할아버지들이 많았다.

여기 Green Place는 꽤나 잘 운영된다는 느낌을 받았고 여기 오는 외국인들은 독일, 브라질, 태국, 중국, 방글라데시, 한국 등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었다.

수업이 끝나고 나니 일본차와 센베이(일본 쌀과자)를 나눠 먹으며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다른 구의 경우도 다양하게 자체적인 봉사 단체가 많고 일본어뿐만 아니라 일본 문화를 접할 수 있는 단체가 많다고 했다.

외국인인 나로서는 너무 좋은 경험이었고 앞으로도 많이 참여해야 갰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본에 있는 동안 여러 가지 사정으로 더 이상 참여하진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