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젊은 날의 패기

김치_스물한 번째 이야기

 

우에노 시장 '아메요코'

 

어느 정도 야타이 장사가 자리잡고 생활이 안정되니 머리 속엔 온통 사업에 관한 생각뿐이었다.

이제 사업에 전력을 쏟는 일만 남았다. 지나며 생각한 것이 타마고야끼만으로 부족한 느낌이 들어 평소 맛있게 먹던 김치전이라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한국 김치를 싸게 판매하는 곳이 우에노에 있다고 귀동냥으로 들었던 적이 있었다.

우에노 우리나라 남대문시장과 비슷한 인상을 주는 재래시장이 있으며 아주 우에노 공원 우에노 동물원 있다. 그리고 충무로의 오토바이 상가들이 줄지어 있는 처럼 여기도 오토바이 상가들이 줄지어 있는데 오토바이에 관심이 많은 나는 가끔 구경을 가기도 했다.

하루는 학교를 마치자마자 김치를 사러 우에노로 향했다. 김치 골목이라고 어렵게 찾아 갔지만 김치 가게는 군데 없었으며 김치가 결코 것이 아니었다. 결국 김치 사는 것을 포기하고 장사에 필요한 일회용 도시락, 나무젓가락, 비닐만 사서 돌아올 밖에 없었다.

돌아오는 길에 배추는 싼데 김치는 이렇게 비싸지?’ 라는 생각에 김치를 직접 담아야 겠다고 마음 먹었다.

다음 장터라는 한국 슈퍼 장터에 들러 배추 다섯 포기, 고추가루, , 마늘, 생강, 설탕, 소금, 새우젓을 샀다. 많은 것들을 싣고 겨우겨우 집에 도착했다. 배추를 절이는 대야가 없어 욕조를 사용하기로 하고 욕조를 깨끗이 씻었다. 어쩔 없었지만 나도 먹고 다른 사람도 먹을 음식이라 생각하여 정말 깨끗이 씻었다.

10시정도 욕조에 배추를 절였다. 사실 다음날 학교를 다녀와서 김치를 담아야지 했지만 1시간도 지나지 않아 배추가 숨이 죽어 버리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소금을 너무 많이 넣은 같았다. 뒤에 사실이지만 일본 배추는 한국에서 자란 배추와 달리 너무 부드러워 소금에 절일 물이 빨리 빠진다고 했다.

어떨 없이 한국에 계신 어머니에게 전화해서 김치 담그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했고 열심히 메모한 본격적으로 김치를 담그지 시작했다.

우선 배추를 씻고 물기를 빼고 별도로 쌓아 양념을 만들기 시작했다.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간마늘, 간생강, 새우젓, 고춧가루등 섞었지만 좀처럼 어머니가 만는 양념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시작했으니 끝을 봐야지 싶어 일단 양념은 다음으로 야채를 썰기 시작했다.

양파, 쪽파, 등을 한참을 썰었던 같다. 그러던 도중 손톱도 조금 잘렸는데 도저히 찾을 없어 포기하기도 했다. 그렇게 양념에 야채를 넣고 다시 섞어 배추에 버무리기 시작했다. 김치를 담그고 나니 새벽 5시였다. 배추 5포기 김치 담그는데 7시간 이상 소요된 것이었다.

참나, 내가 김치를 담글 줄이야.

생김치에 밥을 먹을 없었다. 금방 지은 하얀 쌀밥에 생김치를 먹으니 생각보다 맛있었다.

같은 , 누나들에게 조금씩 나눠 주었는데 맛있다고 했다. 그리고 레슬리도 김치를 좋아한다고 하길래 작은통에 담아 주었다.

공짜라며 좋아하는 친구들과 레슬리 얼굴이 아직도 생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