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3일에서 15일 사이 오봉이라는 일본에서 가장 큰 명절이 있다.
석가모니의 제자 중 목련존자라는 사람이 어머니를 구하는 옛이야기에서 유래한다. 목련존자는 어느 날 신통한 힘에 의해 돌아가신 어머니가 지옥에 떨어져 거꾸로 매달린 채 고통 받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어머니를 구할 방법을 부처에게 상의 드리자, 부처께서 "여름 수행이 끝난 7월 15일, 스님을 모셔 많은 제물을 들여 공양 드리면 어머니를 구할 수 있느니라." 라고 말씀하셨다. 목련존자가 부처의 말씀대로 행하자, 그 공덕으로 어머니는 극락왕생을 이루셨다고 한다.
목련존자를 기리기 위해 음력 7월 15일은 부모와 조상에게 감사 드리며, 공양 드리는 중요한 날이 되었다. 양력 사용에 맞춰 지금은 양력 8월 15일 지내는 것으로 변했다. 원래 음력으로 오봉(お盆)날인 15일은 ‘보름달’이라는 뜻이지만, 본래 뜻보다 쉽게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8월 15일 양력으로 정한 것이다.
오늘날은 조상의 영혼이 저 세상에서 현세의 우리들 곁으로 돌아온다고 생각되는 시기로 한국의 추석과 비슷한 일본의 명절이다. 이날 각 가정에서는 불단에 제물을 바치고 조상의 혼령을 위로한다. 이 오봉절은 연휴로 여름 휴가기간과 겹치기 때문에 국내외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도 많고 우리 명절과 마찬가지로 고향으로 가기 때문에 고속도로나 열차는 대 혼잡을 이룬다.
여기 가부키쵸의 수많은 술집들도 오봉절을 기해 오봉 야쓰미(휴가)에 들어간다고 했다.
이노상도 오봉 야쓰미로 태국에 사랑스런 아내와 이제 돌을 지난 귀여운 아들을 만나러 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은 수박이 상하니까 나보고 가져가라고 했었는데 처음에 부담스러워 거절했지만 계속 가져가라고 하길래 못 이긴 척 가져왔었다.
나는 오봉절 기간 장사는 별로 안되겠지만 하루라도 더 돈을 벌기 위해 장사를 하기로 했다. 수박은 나도 엄청 먹고 싶었지만 오봉절 기간 학교 급우들은 도쿄 근교로 여행 간다고 하길래 같이 못 가 미안하다며 맛있게 먹고 오라며 기부하였다. 모두들 수박을 먹게 된다고 좋아하는데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드디어 13일 오봉 야쓰미에 돌입했다.
조용한 가부키쵸에 야타이를 끌고 나갔다. 나처럼 장사 나온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무두들 휴가를 떠난 것이다. 이노상도 없고 튀김장사 형도 없고, 포장마차 형들도 없었다. 사람들도 많이 다니지 않으니 나도 장사할 맛이 나지 않았다.
그렇게 힘 빠져 있는데 같은 반 한국친구인 수현 누나와 영철이형이 놀러 갔다 돌아오는 길에 일 잘하고 있나 싶어 와 보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박이 너무 맛있었다며 고맙다고 했다.
그래도 이렇게 찾아 와주니 정말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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