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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의 패기

야쓰미(쉬는 날)_서른 아홉 번째 이야기 야쓰미(쉬는 날)_서른 아홉 번째 이야기 11월 말이다. 이제 겨울이 오나보다. 기온은 크게 내려가지 않았지만 바람이 많이 졌고 뭔지 모르지만 쓸쓸한 느낌도 들곤 했다. 일을 하고 나서부터 생활이 단조로워 졌고 하루가 너무 빨리 지나가는 것 같았다. 한 동안 24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졌고 하루가 30시간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되면 잠도 3시간 더 자고 공부도 3시간 더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한 달 넘게 잠을 제대로 못 자니 온 몸에 힘이 없고 정신도 멍한 것 같았다. 일주일에 한 번 쉬는데 스트레스도 풀 겸 일본인 친구들을 만나기로 했다. 저녁에는 아이카를 늦은 밤에는 동광이와 타카시를 만나기로 했다. 아이카와 만나기로 한 장소에 나가니 지난 번에도 같이 만났던 레나도 같이.. 더보기
편안해진 마음_서른 여덟 번째 이야기 편안해진 마음_서른 여덟 번째 이야기 일을 마치고 집에 가니 휴대폰 요금 통지서가 도착해 있었다. 요금을 내러 은행에 가야 되는데 갈 시간이 쉽게 나지 않을 것 같아 통지서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생각하고 있으니 야마다 형이 본인 휴대폰 요금 통지서를 주면서 내일 같이 내어 달라고 했다. 은행에 갈 시간이 없어 내일은 못 낼 것 같다고 하니 형이 말없이 웃었다. 그러면서 콤비니(편의점)에 가서 내면 된다는 것이다. “예?, 요금을 콤비니에 낸다구요?” “그럼, 그런 건 편하더라.” 다음 날 학교 가는 길에 한 편의점에 들러 요금 통지서를 내밀었다. 그러자 점원은 물건을 계산하듯 통지서의 한 쪽 모서리에 있는 바코드를 찍었고 나는 돈을 건 내니 영수증에 도장을 찍고 다시 주었다. 편리하고 생소하기도 했다. 학.. 더보기
일본에 대한 열등감 극복_서른 일곱 번째 이야기 일본에 대한 열등감 극복_서른 일곱 번째 이야기 어느 정도 미락정에서 적응이 된 것 같다. 주방 일도 이제 혼자 처리할 수 있게 되었고 식당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하루는 저녁에 손님이 한산하다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한가했는데 홀에서 일하는 복상형이 나와 보라고 하더니 홀에서 어떻게 일을 하는지 설명해 주기도 했고 생맥주 따르는 기계 다루는 법, 주문 받는 방법 등을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잠시 후 손님들이 몰리기 시작했고 홀에서 잠깐 일을 하는데 아라이(설거지)와 또 다르게 많이 바빴는데 얼마나 정신이 없었든지 서빙하는 음식이 바뀌기도 하며 일본말을 알아듣지 못해 잠시 기다려 달라고 이야기 하고 형들을 보내기도 했다. 주방이야 가만히 서서 음식 내어주고 설거지만 하며 손만 빠르게.. 더보기
첫 월급_서른 여섯 번째 이야기 첫 월급_서른 여섯 번째 이야기 11월 5일이다. 미락정의 월급날이 바로 매달 5일이었다. 며칠 일은 안 했지만 월급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잔뜩 기대에 부푼 날이기도 했다. 학교에 가니 동광이가 본인, 미국인 여자애 나오미, 그리고 최상이라고 부르는 형 세 명이 같이 놀기로 했다며 나를 놀렸다. 나도 귀여운 나오미랑 놀고 싶은데 아르바이트를 가야 하기에 어쩔 수 없었다. 동광이는 일본 뷔페 식당에서 일하고 최상은 한국식 나이트클럽에서 베이스 기타를 치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쉬는 날을 맞췄다고 했다. 동광이는 가끔 술에 취하면 내가 보고 싶다며 일하고 있는 가게에 나를 불러내곤 했다. 지금은 연락이 끊어 졌지만 꼭 만나고 싶은 친구 중에 한 명이다. 이렇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가끔 여유를 가지는 친.. 더보기
새로운 환경 적응과 일본 목욕 문화_서른 다섯 번째 이야기 새로운 환경 적응과 일본 목욕 문화_서른 다섯 번째 이야기 11월 3일 일본에서는 문화의 날이라고 쉬는 날이다. 미락정은 빨간 날 엄청 바쁘다. 아! 일본에서 빨간 날이라고 말하면 안 된다. 우리는 흔히 공휴일등 쉬는 날을 빨간 날이라고 하지만 일본에서 빨간 날은 여자에게 한 달에 한 번씩 찾아오는 그 날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일요일이나 공휴일에는 미락정 시작 시간 오전 11시부터 마치는 시간 자정까지 홀이 차고 밖에 줄을 서기 시작하면 그 줄이 좀처럼 끊어지지 않았다. 처음엔 뭐 이런 식당이 다 있나 싶을 정도였고 그런 손님들이 밉기도 했다. 모두들 바쁘게 일하지만 바쁘게 일하는 기계도 있었다. 바로 생맥주 기계였는데 버튼만 누르면 컵을 기울여 맥주를 따르고 나중에는 거품도 적당히 나온다. 정.. 더보기
도쿄 신주쿠 가부키쵸 야끼니쿠 맛집 미락정 (味樂亭, Mirakutei)_서른 네 번째 이야기 도쿄 신주쿠 가부키쵸 야끼니쿠 맛집 미락정 (味樂亭, Mirakutei)_서른 네 번째 이야기 보통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새벽 4시가 조금 넘는다. 11시간 정도를 서 있다 보면 정말 지쳐 샤워를 하고 싶었지만 욕실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손, 발, 세수, 양치만 하고 잠자리에 든다. 얼마나 피곤한지 꿈을 꿔 본적이 없다. 눈을 감으면 바로 자고 알람이 울리면 겨우 일어나곤 했다. 미락정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잠을 줄이지 않고서는 학교 수업을 따라갈 수가 없을 것 같아 잠을 적게 자기로 마음먹고 아침 8시면 일어나는 버릇을 들이기로 했다. 그리고 한국에 올 때까지 하루에 4시간 이상 잠을 잔 적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한 동안은 눈을 뜨고 앉아 다시 졸곤 했는데 어느 정도 적응이 되니 충분히 가능한 .. 더보기
바쁜 하루_서른 세 번째 이야기 바쁜 하루_서른 세 번째 이야기 아침 6시나 되어서야 집에 돌아와 잠깐 눈을 붙였다. 영길이 형이 야타이를 종로떡집에 다시 되팔고 생긴 돈으로 잔금을 주겠다고 해서 형 집에 들렀다. 집에 들어서니 개그맨 김의환 형이 와 있었다. 이야기를 나누다 오늘 아이카상을 만나기로 했다고 하니 의환이 형이 같이 가자고 했다. 의환이 형은 일어를 빨리 배워야 한다며 가능한 일본인들과 자주 만나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어했다. 영길이 형도 술집을 꾸미느라 정신이 없다며 일본인 친구를 만나면 형 가게로 오라고 했다. 아직 다 꾸민 것은 아니지만 가라오케 시설도 있으니 재미있을 것이라 했다. 의환이 형이랑 신주쿠 ALTA Studio 앞으로 나갔고 약속시간이 되어 아이카상을 만났는데 친구 2명과 같이 나왔다. 한 명은 레나라.. 더보기
드디어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다_서른 두 번째 이야기 드디어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다_서른 두 번째 이야기 10월 23일, 며칠 동안 학교를 마치면 집으로 바로 돌아와 TV를 보거나 공부를 하다 보니 조금 지루해 졌다. 밤이 되자 바람이나 쐬러 가부키쵸로 나갔다. 여기 가부키쵸는 밤만 되면 언제나 활력이 넘쳐났다. 환전상 형도 만나고 장사하는 여러 형들도 만났는데 하나 같이 같이 일해 보지 않겠냐고 하는 것이었다. 미락정에서 일하기로 되어 있다고 하면 미락정 보다 더 많이 벌게 해준다며 생각해 보라고했다. 하지만 난 이미 미락정에서 일하기로 약속도 했고 덕분에 숙소도 옮겼기 때문에 돈 보다는 신뢰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할 때는 없더니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일 할 수 있을 정도 된 것에 대해 나름 열심히 생활했고 주변 사람들에게.. 더보기
영길이 형의 포기_서른 한 번째 이야기 영길이 형의 포기_서른 한 번째 이야기 야마다상이 살고 있는 숙소로 이사를 했다. 야마다 형은 침대에 생활하고 나는 아래 이불을 깔고 생활하기로 했다. 10월 18일 일요일 태풍 때문에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아르바이트를 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없고 집에서 공부하는 것이 제일 좋았다. 가끔 TV를 보는데 학교에서 배우는 말과는 너무 다르다. 언제쯤 잘 하게 될 수 있을까?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재미있기도 하지만 마라톤과 같이 힘들지만 쉬지 않고 계속 달려 나가야 하는 것 같다. 일을 하기 전에 지금까지 만난 일본 친구들을 만나서 이야기도 하자 싶어 전화로 약속을 잡기 시작했다. 일본에 도착한 첫 날 만난 노무라 료코라는 친구와 저녁에 만났다. 난 일어가 전혀 늘지 않은 것 같은데 료코짱은 엄청 늘었다며.. 더보기
2번째 학기 시작과 3번째 안식처_서른 번째 이야기 2번째 학기 시작과 3번째 안식처_서른 번째 이야기 10월 초 2번째 학기가 시작되었다. 처음엔 아르바이트 구하러 다니고 야타이 장사하느라 공부를 많이 못 했지만 9월 한 달간 반 강제적으로 시간이 생겨 이 때 조금 열심히 해서 그런지 무사히 레벨은 다음 단계로 올라가게 되었다. 새로운 반에 학생들은 기존 학생들과 이번에 새로 온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미국인이 3명이 포함되어 있었다. 나는 항상 미국에 대한 동경이 있어서 그랬는지 미국 같은 반 친구들에게 호감을 보이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난 영어도 못 했으며 일본어도 무척 서툴렀기에 의사소통 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그러다 서로 말이 통하고 이해했을 때 무척 재미있었다. 이때 일본을 다녀 온 후 영어권에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더보기
야타이가 팔리다_스물아홉 번째 이야기 야타이가 팔리다_스물아홉 번째 이야기 학교에 다찌라는 여선생님이 있었는데 기초반이었던 우리반의 담임이었다. 수업을 마치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이나마치에 살고 있었다. 나는 기회만 되면 일본인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고자 했고 선생님에게 한국 음식을 대접할 테니 저녁식사 하러 오지 않겠냐고 물었더니 좋다고 했다. 서둘러 집에 돌아와 영길이 형에게도 선생님을 저녁식사에 초대하게 되었다며 양해를 구하고 저녁 준비를 시작했다. 부추전도 굽고 돼지 두루치기 양념도 해 놓고 김치 찌개도 끓였다. 약속 시간에 맞춰 연락이 왔고 시이나마치 역에서 만나 집으로 왔다. 한국 음식은 처음 먹어 본다고 했다. 그런데도 매운 김치며 김치찌개를 땀을 흘려가며 맛있게 먹었다. 아직 일본어에 대해 초보지만 어린아이처럼 계속 떠들어 댔.. 더보기
다시 일자리를 구하다_스물여덟 번째 이야기 다시 일자리를 구하다_스물여덟 번째 이야기 영길이 형의 약혼녀가 오게 되어 있었다. 집에 도착 전 집 정리를 같이 하기로 했다. 일본 집이 원래 목조건물이 대부분이라 칙칙하며 바닥은 다다미로 되어 있는데 다다미 사이에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벌레들도 많이 산다고 한다. 영길이 형이랑 같이 지내던 집에는 카펫이 깔려 있었지만 왠지 가려운 느낌이 들곤 했다. 형이랑 집안 청소를 하고 벌레를 죽이는 폭탄을 터트리고 나서야 모든 정리가 끝났고 영길이형은 공항으로 향했다. 신주쿠에 일자리를 구하러 나갔다 집에 돌아오니 영길이 형 약혼녀와 형과 친한 누나 윤정이라는 사람이 와 있었다. 처음 만나 사람들이라 어색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아 다행이었다. 형 약혼녀는 민경씨라 부르기로 했고 윤정이라는 사람에겐 누나라 부르.. 더보기